[CEO랭킹뉴스 강유정 기자] 2025년은 ESG 경영이 선언과 캠페인의 단계를 넘어 성과와 실행력으로 평가받기 시작한 전환점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부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ESG 역시 전략적 판단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흔들렸고, 일부 기업은 오히려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유한양행, ‘본업 중심 ESG’의 정석
제약업계에서 ESG의 핵심은 여전히 신뢰다. 연구개발 윤리, 임상 투명성, 환자 접근성은 단기 성과보다 장기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유한양행 조욱제 대표가 이끄는 유한양행은 2025년에도 연구개발 중심의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ESG를 별도의 홍보 수단이 아닌 본업에 내재화된 경영 원칙으로 가져갔다는 평가다. 특히 윤리경영과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기반으로 한 ESG 접근은 시장에서 안정적인 신뢰를 이어가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한양행의 ESG는 과하지 않지만 꾸준하고, 무엇보다 사업 구조와 맞닿아 있다”며 ESG 2.0 시대에 적합한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권의 ESG, 확대의 시대에서 ‘관리의 영역’으로
금융권에서는 2025년 ESG 전략이 양적 확대에서 선별과 관리 중심으로 전환됐다. 무분별한 친환경·사회적 금융 확대보다, 중장기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의 균형을 고려한 접근이 늘었다.
일부 금융 CEO들은 ESG를 통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과 장기 신뢰 확보에 주력했지만, 실행력과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금융권 전반에서 ESG는 더 이상 선택적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경영 판단의 정교함을 드러내는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S-OIL 안와르 알 히즈아지 대표. /S-OIL 에너지업계 대표주자 S-OIL, ‘속도 조절 속 방향성 유지’
에너지 업계는 ESG 전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2025년에는 현실적인 실행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탄소 감축과 친환경 전환이라는 방향성은 유지하되, 속도와 투자 규모를 시장 환경에 맞춰 조정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안와르 알 히즈아지 대표가 이끄는 S-OIL은 기존 정유 사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친환경 전략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ESG와 수익성 간 균형을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ESG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재설계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S-OIL의 접근은 ESG가 단기 유행이 아닌 장기 전략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2026년 전망: ESG는 CEO의 ‘관리 능력’을 묻는다
전문가들은 2026년 이후 ESG가 더욱 재무성과·지배구조·리스크 관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ESG 전담 조직의 규모나 선언의 강도보다, CEO가 이를 어떻게 전략에 녹여내고 관리했는지가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2025년은 ESG가 말의 영역을 벗어나 결과로 증명되기 시작한 해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분명했다.
ESG 2.0 시대에 기업 가치를 좌우하는 것은 의지보다 실행, 선언보다 판단이라고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