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중동발 나프타 쇼크가 의료 현장의 혈관과 같은 수액팩과 주사기 수급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정부는 7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수액제 포장재 3개월분, 주사기 1~2개월분 등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큰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정부의 신속한 상황 공유와 대응 의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정부의 '안심 지표'와 일선 의원·약국이 체감하는 '현장의 온도 차'가 너무 크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이미 동네 의원과 약국가에서는 주사기 가격이 평소보다 7배 넘게 폭등하고, 온라인 몰은 일찌감치 '품절' 안내문을 걸어 잠갔다. 대형병원 위주의 비축분 통계는 안정적일지 모르나, 그때그때 물량을 구매해 사용하는 소규모 의료기관들은 당장 다음 주 환자 처치에 쓸 소모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당장의 큰 문제는 없다"는 당국의 진단이 자칫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까지 외면당하는 사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민주적 절차와 현장 소통을 중시하는 현 정부인 만큼, 강력한 '단속'의 예고보다는 정밀한 '유통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다. 물량이 상대적으로 넉넉한 대형병원과 공급 절벽에 내몰린 동네 의원 간의 불균형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온라인 유통망의 비정상적인 가격 폭등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지에 대한 세밀한 '핀셋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언급한 가격 담합이나 사재기에 대한 과징금 처분은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고통받는 제조 업체들에 대한 전향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정부가 검토 중인 치료재료 수가 인상은 고무적인 조치다. 이를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여 업체들이 생산 단가 압박 때문에 공급을 주저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민간 기업의 자발적 협조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은 규제가 아닌 합리적인 보상과 정책적 신뢰다.
보건 안보는 국가와 의료계, 산업계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정부는 통계상의 수치 너머에서 들려오는 의료 현장의 비명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다려달라"는 당부보다 "어디가 부족한지 찾아가 해결하겠다"는 실질적인 행정이 닿을 때, 비로소 시장의 불안 심리는 잦아들 것이다. 정부와 민간이 지혜를 모아 이번 공급망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우리 의료 시스템의 회복탄력성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