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헬코미디어)[헬스코리아뉴스] 유한양행이 오는 6월 20일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1926년 식민지 조선의 피폐한 보건 현실을 타개하고자 유일한 박사의 신념에 의해 설립된 유한양행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의 살아 있는 역사다.
유한양행 100년의 역사는 곧 한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어떻게 진화해 오늘날 지속가능경영(ESG)의 씨앗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궤적이다. 창업주 유일한 박사는 1936년 국내 최초로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하고 1962년에는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이어 1969년에는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관행을 깨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 100년 기업의 토대를 닦았다.
그러나 유일한 박사의 가장 위대한 발자취는 1971년 타계와 함께 완성됐다. 1971년 서거 당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며 구축한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의 지배구조는 오늘날 기업 이윤이 사회로 환원되는 선순환 시스템의 표본이 되었다. 이러한 투명한 지배구조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 '가장 존경받는 기업' 조사에서 23년 연속 제약부문 1위를 차지하는 근간이 되었다.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장 경제 속에서 도덕적 가치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최고의 전략임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유한양행의 100년은 과거의 명성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이 회사의 진정한 가치는 과거의 도덕적 엄숙주의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제약 본업의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데 있다. 유한양행은 2015년 이후 본격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가동하며 전통 제약사에서 신약 개발 중심의 바이오 테크로 거듭났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Leclaza, 성분명 : 레이저티닙··Lazertinib)'가 2024년 8월,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것은 새로운 100년을 향한 서막이다.
글로벌 데이터(GlobalData) 등 시장 분석 기관에 따르면, '렉라자'는 향후 수조 원대 매출이 기대되는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창업주의 애국 정신이 현대적 의미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승화되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다. 유한양행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등 다수의 후속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유한양행의 100주년은 '좋은 기업이 시장에서도 승리한다'는 명제를 현실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울림을 준다. 지배구조 리스크와 단기 이윤 추구에 매몰된 많은 기업에게 유한이 걸어온 길은 지속 가능 경영의 정답지를 제시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걸어온 지난 100년이 '신뢰의 구축'이었다면, 앞으로의 100년은 그 신뢰를 자본 삼아 세계 무대에서 인류의 건강권을 수호하는 '글로벌 톱 50' 제약사로 도약하는 도전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백년 기업 유한의 발자취는 이제 개별 기업의 기록을 넘어 한국 산업계의 소중한 자산이다. 유한의 100년이 던지는 메시지를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깊이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